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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3.03 영화 「쉘」 리뷰

 

* 리뷰의 내용으로 인해 일부 핵심 줄거리를 파악하게 될 수 있습니다.

* 리뷰는 개인의 관점으로 작성하며 실제 주제와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관련 이미지 및 스틸이미지는 네이버 영화에서 가져왔습니다.

* 본 영화는 네이버 영화 등에서 합법적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리뷰도 같은 방법을 통해 작성했습니다.

 

 

6분이라는 짤은 시간. 그 시간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노래 한 곡을 들으면 좀 남을만한 시간. 아마 책을 읽는다면 서너 장을 넘길 수 있을테죠. 그런데 그 짧은 시간동안 영화 한 편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쉘. 오늘 리뷰할 짧디 짧은 6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영화입니다.

 

 

 

 

 

쉘의 이미지 컷들을 나열해보았습니다. 직접 캡처하면 조금 더 내용을 드러낼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네이버 영화정보에서 조건없이 공개한 이미지들을 사용했습니다. (사실 이 이미지 중에는 실제 애니메이션영화 내용에는 등장하지 않는 설정된 이미지도 몇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벌써 애니메이션의 주제를 눈치 챈 분들이 있으신가요. 부러운듯한 시선으로 나비를 쳐다보던 애벌레의 모습이 담긴 첫 번째 이미지가 마지막에는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한 마리 나비의 이미지로 변합니다. 아마도 이제 모든 분들이 주제에 줄거리까지 알아차리셨을 것 같습니다.

 

퉁퉁이라는 이름의, 짧고 굵은 몸집의 애벌레. 곤충 사회에서도 '구르는 재주조차 없는' 무능한 존재로 받아들여질 듯한 이 벌레가 주인공입니다. 퉁퉁이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나비 친구를, 또 자신보다 빨리 기어다니는 다른 벌레들이나 달팽이도 부러워할 뿐입니다. 다른 곤충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으면 힘센 사슴벌레가 되는 꿈마저 꿀까요. 하지만 이 퉁퉁이도 결국 나비가 되어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감동적인가요?

왠지 모르게 진부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니, 당연할지도 모르죠. 사실 지금까지 우리가 본 영화, 책, TV방송 등을 되짚어보면 비슷한 주제를 가졌던 것들이 수없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보면서 정말 깊이 생각하고, 내 모습이 주인공과 같다는 점을 가슴깊이 새겨본 적은 얼마나 되나요. 혹시, 한 번도 없다면 이번 기회를 살려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이 애니메이션영화는 대학생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한 대학의 대학생들이 제작해서 한 영화제에 출품했던 작품이죠. 그래서 그런지 대학생인 제가 보기에는 더욱 공감가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대학생들이 한없이 부러워보일 때가 많습니다. 알고보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저 동경에 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그러나 대학생이 되면 현실이 고통스러울 때가 한둘이 아니라는 사실에 갑갑해져 버리기 쉽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고등학생 때와는 달리 눈이 넓어집니다. 고등학생 때는 무시해도 좋았던, 다양한 지위의 사람들이 가깝게 느껴지고 때론 직접 접촉할 일까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들 중에는 크게 성공한 사람이 많습니다. 한 기업의 고위 직책을 가진 사람. 자신의 병원을 가진 의사. 재벌가의 큰 돈을 굴리는 투자자문인. 당장, 아무런 능력이 없는 대학생이 보기에 그들은 하늘 높이 있을 뿐입니다. 등록금 문제, 생활비 문제, 학점 관리와 같은 현실에 부딪히다보면 '나'라는 존재는 절대 오를 수 없는 지위처럼 보이기도 하죠. 퉁퉁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사슴벌레처럼 멋진 곤충이 되길 꿈꾸는 퉁퉁이와는 달리 평범한 대학생들은 그 자리를 꿈꾸기도 쉽지 않다는 점일까요.

 

하지만 퉁퉁이가 나비가 되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벌레 시절의 퉁퉁이도 자기가 나비가 되리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을테죠. 마치 우리들이 커서 무엇이 될지 모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캄캄한 것처럼요. 그렇지만 퉁퉁이는 끝내 아름다운 나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능력있는 직장인이, 좋은 영업장을 가진 경영인이, 다른 사람을 자문하는 컨설턴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낍니다.

 

무릇, 이 이야기가 대학생들에만 한정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신지요. 살기 힘든 이 세상, 샌드위치증후군에 시달리는 직장인들과 먹고살기 힘든 자영업자들 모두에게 꿈은 필요합니다. 언젠가는 퉁퉁이처럼 날개를 펴고 하늘 높이 날아오를 수 있다는 꿈. 그 꿈은 분명 이루어질테니까요.

 

영화의 종반, 퉁퉁이가 나비로 모습을 바꾸기 전 성우는 퉁퉁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퉁퉁아 넌 왜 사니."

건조하지만 다소 퉁명스러운 말투. 하지만 이어지는 장면에서 나비가 된 퉁퉁이. 다른 사람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생각해도 나 자신이 품고있는 꿈이 있다면 그 시선들은 굳이 신경쓸 필요가 없는 법입니다.

 

자, 여러분들은 왜 사시나요.

Posted by brightstory